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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배달이야기3

3377 2011. 6. 30. 14:34

[바람의파이터17주기③] 최배달이 UFC 옥타곤에 선다면?

mfight | 임태운 기자 | 입력 2011.04.26 14:01

 




액션영화스타이자 출중한 무술가였던 이소룡과 함께 가장 숱하게 회고되는 이가 바로 '극진공수도'의 창시자 최배달(본명 최영의)이다.


전 세계의 쟁쟁한 파이터들이 모두 모여드는 종합격투기 무대 UFC에 이러한 과거의 강자들이 부활해 오른다면 어떨까,하는 질문은 격투포럼에서 끊이지 않고 회자되는 문제다. 물론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상상은 자유다.


신체조건으로 따지자면 전성기의 최배달은 173cm의 키에 85kg의 체중을 갖고 있었다. 당시 평균 일본인들의 신장과 체격에 비교했을 때는 '사기스펙'에 가깝다. 현재의 UFC 체급에 빗대보자면 앤더슨 실바가 평정하고 있는 미들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배달이 옥타곤에 선다면? 이 질문에 극진회관 한국지부장인 김도건은 이렇게 말한다.


"결과를 함부로 논의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현재 UFC에서 활동하는 파이터들과 단순 신체 스펙에선 당연히 밀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도가로서 그들에게 도전하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극한을 넘어서는 것이 극진공수도의 정신이니까요. 하지만 프로 파이터의 개념은 절대 아닐 겁니다. 무술이 상업적으로 이용당하는 걸 극히 꺼리셨으니까요. 남자는 매일 칼을 갈되, 매일 뽑아선 안 된다고 하셨죠. 하지만 옥타곤에 오르진 않더라도 강한 챔피언이 있다면, 그 도장에 개인적으로 찾아가 한 판 붙어보자고 하셨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날이 갈수록 체계화되고 과학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종합격투기의 시스템이지만 파이터의 유형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와 그래플러. 최배달은 고민의 여지없이 스트라이커 쪽일 것이다. 그가 4년간의 입산수련동안 한 것은 주변의 모든 나무를 말라죽게 할 만큼의 정권수련, 바위를 모두 깨버려 쓸만한 돌이 없었다고 전해질 만큼의 주먹 단련이었다.


김도건 한국지부장 역시 "따지자면 괴력을 내뿜는 하드펀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한 방에 상대를 쓰러트리는 거죠. 극진공수도의 괴물이자 K-1 파이터 프란시스코 필리오 사범 역시 별명이 '일격'이었으니까요. 총재님의 주먹이 가진 힘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소를 쓰러트린 경우도 많았고, 일격에 상대를 실신시키거나 숨지게 만들어 미망인을 찾아가 수모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에 비춰보면 엄청난 맨손파워를 갖추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돼요. 정면으로 달려드는 황소를 넘어뜨리는 것을 보면 클린치 싸움에서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금의 옥타곤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무도 베이스는 3가지다. 킥복싱(무에타이), 레슬링, 주짓수. 그 중 주짓수에 대해서 최배달은 매우 취약하지 않을까. 단순히 무도의 강함을 벗어나서 주짓수의 특성이 기술에 대해 알지 못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생전의 총재님은 타유파, 타무도에 대해 배척하지 않고 늘 연구했습니다. 그래서 그 무도의 빈틈을 찾아내 승리한 사내지요. 상대에 대해 완벽히 파악하지 않으면 겨루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단순히 힘으로만 싸우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만약 상대가 뛰어난 주짓떼로였다면 그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시지 않았을까요"


한국의 극진공수도를 대표하고 있는 김도건 지부장과 나눈 대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스포츠화된 종합격투기의 강함을 인정하면서도 지고 싶어하지 않는 무도가의 자존심이었다. 최배달이 세상을 떠난지 정확히 17년. 그가 걸어왔던 입산수련, 도장깨기, 격투기행 등은 이제 낡은 방식이 되었지만 최배달의 극진공수도는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다.


서울의 마포도장에서 여전히 관원들과 함께 '수련하는 입장으로 살아간다'는 김도건 지부장은 "오늘처럼 총재님의 기일이 다가오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아쉽다'예요. 더 오래 살아계셔서 많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거죠. 또한 같은 민족과 뿌리의 대한민국에서 극진공수도가 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총재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죠. 오늘은 그렇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는 날이죠"라고 덧붙였다.